# ‘물 같은 걸 끼얹나...?’
한때 인터넷에서 떠돌았던 유행어다. ‘당신의 아이가 감전됐을 때 어떻게 하겠습니까’라는 질문에 이처럼 답해 ‘무식의 대명사’로 불리며 인터넷에서 화재가 됐다.
이는 사실 ‘당신의 아이가 감전돼 기절했을 때 어떻게 하느냐’라는 질문에 ‘(기절한 아이를 깨우기 위해)물 같은 걸 끼얹나’라고 답변한 것으로 절묘한 편집에 따른 오해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처럼 감전사고에 물이 더해지면 매우 위험하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아는 상식이 됐다.

# 여름철은 감전사고의 위험이 가장 높은 계절이다. 물은 도전성이 높아 감전의 위험성을 크게 높인다. 장마철과 여름철에는 비가 많이 오고, 습도가 높아 누전으로 인한 감전 사고가 많이 발생한다. 무더위로 인한 땀도 누전의 원인이 된다.
실제로 전기안전공사 전기재해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0년 581명이 감전사고로 죽거나 다쳤으며, 이중 231명(39.8%)이 6~8월 사이 감전사고로 인명피해를 입었다. 특히 같은 해 감전사고 사망자는 46명으로, 이중 절반에 달하는 23명(50%)이 6~8월 사이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 ‘벼락 맞을 확률’
어려운 일이나 대박이 터진 일에 흔히 붙이는 단어다. 그만큼 사람이 낙뢰에 맞는 일은 어렵다. 하지만 여름철에는 달라질 수 있다.
여름은 벼락이 가장 많이 떨어지는 시기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2010년 한반도 인근에서 16만4193회의 낙뢰가 쳤다. 이중 6~8월 사이에만 13만7405회(83.7%)가 집중됐다.
낙뢰가 많이 발생하는 만큼 이로 인한 사고도 잦다.

# 2007년 7월 북한산 용혈봉 정상 부근 바위에 벼락이 떨어져 부근에서 쉬고 있던 등산객 4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지난해 7월에는 강남순환도로 터널공사 도중 낙뢰로 인해 다이너마이트가 폭발, 터널이 붕괴되면서 작업자 1명이 그 자리에서 사망했다.
이처럼 해마다 여름철이 되면 낙뢰로 인한 인명피해와 건물화재 등이 자주 발생한다. 특히 낙뢰의 전압은 10억V에 이르러, 일단 사람이 맞으면 대부분 죽음에 이를 정도다. 따라서 낙뢰 사고는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하다.

# 해마다 여름에 발생하는 감전·낙뢰 사고는 사전에 안전대책을 세우지 않는 이상 되풀이 될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사고는 자칫 사람의 생명까지 앗아갈 수 있기 때문에 사전에 예방하는 요령을 숙지해야 한다.
이에 본지는 본격적인 장마와 여름을 앞두고 낙뢰·감전사고에 대한 대처요령과 사고 예방에 도움이 되는 제품을 소개한다.

◆장마철 안전요령

▲비바람이 불 때 전기안전
주택의 경우 세찬 비바람이 몰아칠 때 전선이 끊어지거나 나뭇가지와의 마찰로 인해 전선 피복이 벗겨지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 같은 경우 근처에 접근하지 말고 즉시 전기고장 신고(국번없이 123)를 통해 수리를 받아야 한다.
집안이 침수됐을 때는 전기콘센트나 전자제품을 통해 전기가 누전될 수 있다. 이럴 때에는 분전함의 전원스위치를 내린 뒤 고인 물을 퍼내고 건조시킨 후 전기를 사용해야 한다.

▲낙뢰로 인한 피해 예방법
낙뢰가 발생할 경우 통신선 등을 통해 과전류가 흘러 가전제품이 손상을 입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벼락이 치기 시작하면 외부 안테나가 설치된 TV는 플러그를 뽑아두고 낙뢰가 치는 동안 전기기구를 만지거나 수리하는 것은 위험하므로 절대 금해야 한다.
더불어 농촌 지역에서는 전선이나 전기기구를 들고 농로를 걸어다는 것은 가급적 피해야 한다.
벼락은 높은 물체에 떨어지기 쉽다. 이에 따라 낙뢰가 발생하면 신속히 저지대로 이동한다. 또 건물 안, 자동차 안, 움푹 파인 곳이나 동굴 등 안전한 장소로 대피한다. 단, 키가 큰 나무 밑은 낙뢰가 떨어지기 쉬우므로 피한다.
주위 사람에게도 위험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대피할 때는 다른 사람과 최소 5m 이상 떨어진다.

▲누전에 의한 감전예방
누전으로 인한 감전사고를 예방하려면 누전차단기를 설치하고 세탁기 등 가전제품에 접지시설을 해야 한다.
누전차단기는 누전이 발생하면 전기를 신속하게 차단하는 안전장치이다. 하지만 미세한 누전에도 전기가 자주 차단되다 보니 일부 가정에서는 불편하다는 이유로 스위치에 테이프 등을 붙여 동작하지 않도록 하는 경우가 있는데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해서라도 누전차단기를 임의로 조작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또 누전차단기의 정상 작동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시험용 버튼을 이용해 한달에 1회 이상 점검을 해야 한다. 정상적인 차단기라면 시험버튼을 누르는 순간 스위치가 아래로 내려가면서 가정내 모든 전원이 차단돼야 한다.

그래프를 살펴보면 6~8월에 낙뢰와 감전사고가 집중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여름철 집중되는 낙뢰와 감전으로 인한 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미리 대비하는 것이 정답이다. 장마철 안전요령을 숙지해 사고에 대처하고, 안전 제품을 이용해 위험을 줄인다면 낙뢰·감전으로 인한 사고 예방에 기여할 수 있다.